10월 셋째주 싫던 좋던 정말 기다란 터널을 지났다.
어렸을적 덜덜 떨며 맛본 수능 처럼 정말 길고 긴 시험이였다. 결과가 어떻든 빨리 집에 가고 싶었다.
아무렇게나 비스듬히 누워서 티비나 보고 맥주나 한잔 해야겠다 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집에 도착하니... 시험지 채점을 하긴 해야 겠는데 너무 떨려서 신랑이 대신 해줬다.
채점을 하고 나니 정말 더 큰 문제가 생겼다..
2차가 훨씬 어렵게 느껴졌었는데.. 오히려 2차는 마킹 실수를 했다해도 합격인데..
오히려 잘했다 생각한 1차가 그것도 사랑하는 민법이;; 턱걸이 수준이였다..
문제는 시험지에 내가 답으로 제출한 답을 다 마킹해 놓지 않았다는 사실이다..그것도 개론 민법 섞어서 5문제나.. 뭐라고 써 냈는지를 몰라서 채점을 다 못했다. 영 찝찝해서 이건 불합격일꺼라는 불안감에 몸서리가 쳐졌다.
여보, 재수는 안돼..
그래.. 안되겠지...
청소 빨래 설겆이도 해야하고 애들 숙제에 너무 할일이 많은데 매번 일찍 집에 와야하고..
아이들도 공부만 하는 엄마한테 보고싶다 포스트잍 써서 노트북에 붙여 놓고 슬퍼하곤 해서
너무 나도 미안하게 공부를 했던지라.. 또 하겠다는 말은 입밖에 꺼내지도 못했다.
공인중개사 셤 결과는 1달이 걸리는데.
혹시나 OMR 을 밀려 쓰진 않았을까? 대체 저 다섯문제의 답을 뭐라고 썼을까?
걱정이 너무 되고 후회가 너무 되고 정말 이왕 하는거 확 넘겨 버렸어야 했어. 라는 둥..
시행령에서 문제나오고 너무해라며 출제진들을 원망하기도하고
내가 부족했다라는 생각에 아주 혼란스럽게 속상해 하며 한달을 꼬박 보냈다..
결과 발표날 아침 난 노트북 앞에 두 무릎을 꿇고는 정말 공손?하게 접속했다.
종교도 없는데 하늘에 기도를 드리면서 로그인을 하는 그 시간 머릿속이 하얗게 느껴졌다.
공부법?
사실상 특별한 공부법이 존재하진 않는다. 그저 엉덩이가 해낸다.
우선 나는 듣기 - 말하기 - 읽기 - 쓰기 의 순서를 믿고 있다 :D
주구장창 듣기는 했다 간절함에 자면서도 듣기도 했는데 오히려 숙면을 방해 받는거 같아서 중간에 그만뒀다.
내가 학만 하고 습은 안된게 아닌지를 매번 의심했다.
인강을 쭉 듣고 말해보다가 혼자 기본서 한번 더 보고 요약해서 적어보고 이런식이였는데
마지막에는 키워드로만 축약해서 한번씩 더 보고 문제 풀이에 들어갔다.
너무 양이 많기 때문에 사실상 전부를 외우는건 포기해야하고 그렇다고해서 어떤 파트를 놓고 싶지 않아서
나는 줄이기에 좀 몰입 했던 것 같다.
공부계획?
공부 계획도 어떤 특정 과목이 아닌 동차기 때문에 골고루 먹어줘야 했다.
진도는 진도대로 나가고 기출병행하고 암기는 잊지 않을 만큼은 해야해서 1시간이라도 할애하려고 애썼다.
정말 머리가 내 맘을 몰라주고 암기를 헤매이는게 느껴졌다.